[단독] 차에서 쪽잠 3년…'윗집'에 소송 건 남자의 '소음일지' 입수
[단독] 차에서 쪽잠 3년…'윗집'에 소송 건 남자의 '소음일지' 입수
경찰도 포기한 3년의 지옥, 직접 '소음측정기' 들고 법정으로… 그의 손에 들린 승소의 열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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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집에서 들려오는 소음 때문에 차속에서 잠을 자는 등 3년간 고통받아온 남성이 법정 싸움에 나섰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3년간의 층간소음 지옥, 결국 차에서 잠자던 남성이 윗집을 상대로 직접 법정 싸움에 나섰다.
“쿵, 쿵, 쿵…” 천장에서 울리는 소음에 잠 못 이룬 지 3년. 더는 견딜 수 없었던 A씨는 결국 집을 등지고 차가운 자동차 시트에서 쪽잠을 청해야 했다.
관리사무소도, 경찰도 해결해주지 못한 고통의 시간 끝에 그가 선택한 것은 법정이었다. 자신의 고통을 증명할 ‘소음측정기’와 ‘이웃 진술서’를 들고, 그는 기나긴 싸움의 첫발을 내디뎠다.
'쿵쿵' 지옥의 시작…경찰도 관리실도 외면했다
A씨의 악몽은 2022년 7월, 새 아파트에 입주한 첫날부터 시작됐다. 소음의 진원지는 윗집에 사는 초등학생이었다.
A씨는 윗집 아이가 부모 없이 홀로 남겨지는 일이 잦았고, 이로 인해 소음이 심해졌다고 주장했다. 아이는 밤낮과 새벽을 가리지 않고 친구들을 부르거나 집 안을 뛰어다녔고, 쿵쿵거리는 발소리와 가구를 끄는 소음은 A씨의 일상을 송두리째 파괴했다.
지난 3년간 A씨는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했다. 관리실에 수십 번 민원을 넣었지만 “뾰족한 수가 없다”는 답변뿐이었다. 참다못해 경찰에 신고해도 “층간소음은 저희가 직접 개입하기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됐다.
극심한 스트레스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결국 A씨는 2024년부터 모든 것을 포기한 채 귀마개를 끼거나 차에서 잠을 자며 소음을 견뎌야 했다.
승소의 열쇠,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숫자로 증명하라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판단한 A씨는 최근 층간소음 피해 보상 판례가 늘고 있다는 소식에 용기를 얻었다. 그의 손에는 3년간의 고통을 증명할 무기들이 들려 있었다.
A씨와 같은 고통을 겪던 옆집과 윗집(가해 세대의 위층)으로부터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담긴 진술서를 확보했다. 이는 소음이 A씨만의 문제가 아닌, 객관적인 피해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자료다.
또한, 정부 기관인 ‘이웃사이센터’의 소음 측정 예약이 수개월씩 밀려있자, 직접 소음측정기를 구입해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제부터 발생하는 모든 소음을 날짜, 시간, 강도와 함께 꼼꼼히 기록하고 영상으로도 남길 계획이다. 지난 3년간 쌓인 수십 건의 경찰 신고 기록 역시 그의 든든한 증거다.
법원의 저울, '수인한도'를 넘었는가?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열쇠로 ‘수인한도(참을 수 있는 한도)’를 넘었다는 객관적 증거를 꼽았다. 수인한도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참을 수 있다고 여겨지는 고통의 한계를 뜻하며, 법원은 이를 기준으로 피해 여부를 판단한다.
현행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범위와 기준에 관한 규칙’은 직접충격 소음의 수인한도를 주간(오전 6시~밤 10시) 43데시벨(dB), 야간(밤 10시~오전 6시) 38데시벨(dB)로 권고한다.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경찰 신고 기록과 주변 세대 진술서, 그리고 소음측정기를 통한 수치화된 데이터는 소송에서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심규덕 변호사(법무법인 심) 역시 “소음측정기로 환경부 기준치 초과 여부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특히 아이들이 잠든 야간 시간대 소음은 법원에서 더 중요한 판단 근거가 된다”고 강조했다.
승소하면 '돈'과 '평온', 두 마리 토끼 잡을까?
만약 A씨가 소송에서 이긴다면, 그는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법원은 우선 A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 지급을 명령할 수 있다. 판례에 따르면 위자료는 소음의 정도와 기간에 따라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까지 인정된다. 소음측정기 구입 비용, 정신과 치료비 등도 ‘손해배상’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A씨에게 더 중요한 것은 금전적 보상을 넘어 소음을 실질적으로 막는 ‘방지 청구’다. 이는 법원이 가해 세대에게 방음매트 설치를 의무화하거나, 특정 시간대에 소음 유발 행위를 금지하는 등 구체적인 조치를 명령하는 것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A씨의 사례처럼 보호자 없이 아이가 방치된다는 주장이 명확하다면, 층간소음 문제와 별개로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아동 방임 문제를 신고하는 것도 또 다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